푸른수목원
수목원, 식물원
서울 구로구 연동로 240
첫 방문이 언제였더라...
수 년은 훨씬 더 된 기억이라 가물가물 하다.
하지만 첫 방문 때의 신선함은 아직도 뇌리에서 잊혀지질 않는다.
어쩌면 그 때의 신선함을 기대하고 이곳을 찾기에
다시 찾을 때마다 조금씩 실망감이 커져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실망감의 원인이 그저 신선함을 느끼지 못해서 만은 아니리라.
첫 방문 때는 정말 서울이 맞나 싶을 정도로 한적한 곳이었는데
지금은 여기저기 아파트를 올리느라 난리도 아니다.
산이 보여야 할 자리에 콘크리트 벽이 서 있으니...
아마 저 아파트에 입주를 시작하고 나면,
이곳은 아파트 주민들의 앞 마당이 되겠지?
그게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머리를 식힐 수 있는 한적한 공원이 하나 사라진다는 것이 섭섭한 것은 사실이다.
수목원 가장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철길.
아침 이른 시각에 오면 제법 그럴싸한 사진도 얻을 수 있을 듯 하다.
철로 옆으로 무성하게 자란 풀 때문에
'철길'이라는 느낌이 많이 상쇄되는 것 같지만...
한 동안은 이곳 장미원이 정말 좋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때의 기억을 잊지 못해
늘 5월이 되면 다시 푸른수목원을 찾곤 하니까.
그런데 최근 장미원의 상태가 썩 좋지 만은 않다.
작년에 이어 올해 역시 다소 실망스러운 모습이다.
그나마 간간히 보이는 작은 장미들이 마음을 달래주긴 하지만...
처음 이곳을 찾았을 때의 모습은 추억보정이 들어간 모습인 걸까?
정말 여느 장미원과 비교해도 멋진 모습이었는데 말이다.
지금은 왜 이렇게 초라해졌는지...
찾는 사람이 많아지고, 주차장이 정비되고,
뭔가 <신식>이 되어가는 듯 한데 왜 장미원의 모습은 예전만 못한 건지...
그래도 다양한 꽃을 볼 수 있다는 점은 여전히 마음에 든다.
시기 별로 정말 수많은 종류의 꽃이 피어 있으니,
만약 꽃을 보러 오는 거라면 여전히 추천할 만 한 장소다.
사실 호박벌을 찍고 싶었는데
부끄러움이 많은 호박벌은 꽃잎에 숨어 버렸고
어디선가 꿀벌 한 마리가 날아와 신 스틸러를 자처했다.
말벌과는 달리 꿀벌이나 호박벌은 어쩜 그리 귀여운지 모르겠다.
변했네, 마음에 안드네 하면서도
해가 뉘엿뉘엿 질 때까지 수목원에 머물러 있었다.
비록 처음만은 못하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장소이기에...
하지만 아파트에 사람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이 정도의 평화도 느끼기 어려워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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