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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옹's 음식이야기

외식 - 코코넛타이 레스토랑: 뿌빳퐁 커리

by BONTA 2018.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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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 전, 태국에서 먹었던 뿌빳퐁 커리(뿌빳퐁 커리) 맛을 잊을 수가 없어,

한국에 와서도 이런저런 식당들을 여기저기 찾아다녀봤다.

아한타이나 생어거스틴 등 체인점도 다녀봤지만

어째 태국에서의 그 맛이 나질 않았다.


그러던 중 지인에게 추천 받은 곳이 바로 여기.

<코코넛타이 레스토랑>이다.




문제는 간판을 찾기가 정말 쉽지 않았다는 것.

저 가운데 조그맣게 보이는 세로 간판이 아마 전부였던 것 같다.

위치를 알고 건물을 찾았기에 망정이지,

그냥 대강만 알고 찾아왔으면 가게가 없는 줄 알고 그냥 돌아섰을듯.




건물 내부로 들어서자 2층에 코코넛타이 레스토랑이라는 상호가 보인다.

그런데 여기 상호판이라고 해야 할까...

아무튼 너무 올드한 거 아닌가?

하긴, 내부 시설이나 계단 등도 조금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긴 했었구나...




뭔가 화려한듯, 수수한듯한 레스토랑 입구.

태국스럽다면 태국스럽지만 눈에 잘 띄지는 않는다는 느낌이다.

점심시간을 살짝 비켜가서인지 내부도 조용하고...




내부 인테리어는 여느 음식점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이지만

카운터 윗쪽으로 태국 국왕의 사진이 보인다.

태국에서는 국왕이 부모님이나 신 같은 존재라고 들었는데...

식당에도 사진이 걸려 있어 그 존재를 새삼 실감했다.

가이드북에 왕궁을 향해서는 손가락질도 하면 안된다고 써 있었을 정도.




테이블보나 사진 등을 보면 조금은 태국 느낌이 나나?

언뜻 보면 중국집 같기도 한데

같은 동양 문화권이라 그럴까?




주방쪽은 또 다른 분위기.

냉장고 옆에 붙은 태국어로 된 우리은행 광고판 때문인가?

희한한 점은 우리은행 안산점 광고 같았다는 건데...

태국 바트를 취급하는 지점이나

태국인 대상으로 통상 개설이 가능한 지점이 부천에는 없어서일까?


아무튼 분위기야 그렇다치고,

이곳에서 근무하시는 분들이 모두 태국분들이시라는 건 좀 놀랐다.

주방에서 태국어로 대화를 나누시는 모습이나

조금 어설픈 한국어로 주문을 받으시는 모습은 영락 없는 태국이었다.




창문마다 걸려 있는 장식.

선반에 있는 그릇도 그렇고...

다시 보니 꼼꼼한 부분에서 태국 느낌이 물씬 난다.




오늘의 목표! 뿌팟퐁커리!

2.5만원이면 저렴하진 않지만

그래도 포기할 수는 없지. =)




뿌팟퐁커리에 밥이 안나오는 줄고 주문한 카오팟꿍.

그간 다녔던 식당에서는 밥을 안주길래 주문한 메뉴.

그런데 코코넛타이 레스토랑에서는 뿌팟퐁 커리를 주문하면 밥을 주더군?!

정말 괜히 시킨 메뉴...




내친 김에 주문해 본 텃 만 꿍.

세계 어디를 가나 새우는 진리다.

심지어 그 새우를 튀겼다니 맛이 없을 수가 없지 않겠는가?

일단 주문...




태국음식 하면 떠오르는 메뉴 1번.

똠 양 꿍.

개인적으로는 취향에 맞지 않지만 의외로 찾는 사람은 많은듯?




벽에 붙어 있는 태국 전통(?) 음료 메뉴들.

찾아보니 자놈옌은 태국식 밀크티 같았고

놈옌은 직원분에게 여쭤보니 무슨 과일쥬스 같은 거였다.

녹자라고 써있는 메뉴는 녹차인듯.


이 중에 필자는 태국 전통 커피를 주문했다.

개인적으로 커피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차 종류나 과일음료가 별로이기도 해서 말이지.




기본으로 나오는듯한 과자.

전병과 무슨 꽃과자... 같은 거였는데

전병은 두께가 좀 얇았지만 우리가 흔히 먹는 전병이랑 비슷했고

저 꽃 모양 과자는 기름진 것이 꽤 맛있었다.




이윽고 나온 뿌팟퐁 커리.

역시 이 메뉴는 사진으로 찍어 놓으면 영 느낌이 안오지만

사진으로 보기와는 달리 상당히 맛있다!


특히 이집은 어떻게 조리를 했는지 게가 부들부들해서

그냥 막 우걱우걱 씹어 먹을 수 있을 정도.

태국에서 먹었던 그 껍질 두꺼운 게랑은 조금 다르지만

이건 또 이대로 괜찮은 맛이었다.




새우 고로케 텃 만 꿍.

주문할 때만 해도 양이 엄청 적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큼직한 튀김 네개가 나와서 조금 놀랐다.




튀김 치고는 뜨겁지 않아서 조금 의아하긴 했지만

고로케 맛도 괜찮았고 사진에 보이는 소스 맛도 제법 그럴싸 했다.

그야말로 새콤달콤의 진수. 




가장 실패한 메뉴는 바로 이 볶음밥.

카오팟꿍.

로컬에 가까운지 흔히 알던 볶음밥이 아닌, 다소 어색한 맛이었다.

볶음밥이지만 기름지지 않은 어딘지 좀 건조한 느낌.




모아 놓고 보니 양이 제법 됐다.

둘이 먹기는 너무 많았지.

볶음밥을 안 시켰다면 딱 좋았을텐데 너무 안타까웠다.




후식으로 주문한 커피.

씁쓸한 맛은 전혀 없고 그냥 달달한 곡물차 같은 맛이었다.

태국이 더운 나라라 그런지 슬러시 수준의 어름에

설탕을 잔뜩 넣어 무척이나 달달한 음료.




참이슬잔에 함께 준 이 녀석의 정체는

다름 아닌 두유.

처음엔 연유인 줄 알고 '이 달달한 음료에 연유를 또 넣어?'하고 생각했었다.

살짝 맛을 보니 다행히 두유...




직원의 추천대로 커피에 두유를 투척했다.

두유잔(?)을 주며 커피에 넣어 마시면 맛있다고 하더니

정말 두유를 넣으니 달달함이 좀 중화되면 더 마실만 해졌다.




이건... 원해서 받은 건 아닌데

의도치 않게 받은 서비스 커피...

태국 전통 커피를 주문할 요량으로

'커피 주세요'를 외쳤더니 직원분이 손수 타다 주신 믹스커피다.


태국분들도 태국 전통 커피보다 한국 믹스커피를 드시는듯.




카운터에 꽂혀 있는 태극기와 태국국기.

어딘지 정상회담 느낌도 나고,

한국과 태국 양국 모두 존중 받는다는 느낌이라 보기가 좋았다.


일단 한국에 와서 먹어본 뿌팟퐁 커리 중에 가장 맛이 괜찮았던 곳인지라,

이 녀석을 먹기 위해서라도 부천을 다시 찾을 생각이 있다.

아마, 부천이 아닌 더 먼 곳이었더라도 이 생각은 변함이 없었을 듯.

떡갈비를 먹기 위해 서울에서 군산을 가끔 가는 것처럼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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