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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옹's 여행이야기/경상남도

상주 - 맛집: 이태리 회관

by BONTA 2017.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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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독일마을을 목적지로 잡고 서울에서 길을 나섰다.

아침 일찍 출발한지라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주변 맛집을 검색하던 중 발견한 <이태리 회관>

바로 독일마을로 향하는 것보다 무려 30여분을 돌아야 하는 부담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남해에 숨은 맛집이라는 평가에 굳이 길을 돌아돌아 이태리 회관을 찾았다.




어뜻 가정집 같아 보이는 이태리 회관의 외관...

위치도 해변 뒷쪽 골목길에 자리잡고 있어 겉에서 보면 영락 없는 가정집이다.

처음엔 제대로 찾아왔는지 고개를 갸웃했을 정도.




그래도 내부로 들어서면 홀도 있고... 주방도 있고... 식당 맞다.

메뉴는 통상 A코스와 B코스로 정해져 그날 제공하는 음식만 판다고 한다.

여러가지 메뉴 중에 손님이 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태리 회관에서 정해주는 두 가지 코스 메뉴 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방식.




3명 예약 전화를 넣어뒀더니 룸에 3명 자리가 세팅돼 있었다.

아직 건물을 짓는 중인 건지...

아니면 이게 컨셉인지는 모르겠지만 시멘트 벽이 그대로 노출돼 있는 것이 인상 싶다.

해변이 바로 보이는 것이 아니라 전망도 썩 좋다고는 할 수 없고...




그래도 우중충한 회색 벽들 사이에 꽃병 하나가 눈을 정화시켜 주는 모습이다.

작은 꽃병에 꽂힌 꽃 한송이...

일반적으로는 눈에 안 띄는 소품이겠지만 이곳에서는 정말 훌륭히 제 몫을 해내는듯.




그래도 벽 한 켠에는 그림이나 풀 같은 장식이 걸려 있었다.

그래도 어르신을 모시고 간 자리라 인테리어가 다소 신경이 쓰이긴 하더군.




코스 요리답게 식전빵이 먼저 나왔다.

별 다른 것 없는 빵이지만 따뜻하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먹는게 빵이긴 하지만,

생각해 보면 따뜻한 빵이라는 건 기억에 별로 없는 것 같다.




브로콜리 스프와 감자칩(?)

아침도 거르고 새벽부터 길을 나서 도착한 남해, 이태리 회관이라 스프도 허겁지겁 해치웠다.

맛이 없을 수 없는 상황이긴 했지만 아무튼 맛도 나름 괜찮았던듯.




오늘의 에피타이저.

샐러드와 감자전(...이었나? 다녀온지 두달이 넘어 기억이 가물가물...), 하몬(햄)과 멜론.

메론과 햄이라니...?!

처음엔 다소 의아했지만 막상 먹어 보니 제법 괜찮은 맛이어서 살짝 놀랐다.




메인 디쉬인 밀라노식 소고기 커틀릿.

일본 체인점에 가서 먹은 소고기 커틀릿과 다른 점은 고기가 안심인 것 같다는 점?

그리고 개인의 기호에 맞게 익혀먹을 수 있는 화로가 제공되지 않는다는 점... 정도다.


고기의 두께가 두께인데다 커틀릿이라는 특성상 안은 거의 레어라고 봐도 될 정도로만 익어있다.

날고기에 거부감이 있는 사람이라면 다소 포크를 대기가 어려울듯.

물론 주방에 조금 더 익혀 달라고 요구하면 오븐 등에서 조금 더 익혀서 갖다 주긴 한다.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점은 소고기가 미국산이었다는 것.

메뉴를 좀 더 꼼꼼히 확인하고 주문했다면 안 시켰을텐데...

가격이 나름 저렴한 편이라 한우는 바라지 않았지만 그래도 고기는 호주산일거라 생각했는데 말이다.




다른 하나는 쏙 비스큐오일 파스타를 주문했다.

쏙은 남해산이라고 설명해 주시는 모습에 재료에 대한 자신감도 살짝 엿보이고...

그러고 보니... 서빙 하시는 여자분이 많이 친절하셨던게 갑자기 생각나는군.

흠... 음식 얘기하다 갑자기 직원 칭찬이라니... 뜬금 없긴 하다.


어르신 입맛에는 다소 매콤할 수도 있다고 하긴 했는데 생각보다 맵진 않았다.

맛도 여느 파스타집에 뒤지지 않을 정도였고 가격 역시 1.8만원이니 나쁘지 않은듯 하다.




후식으로 나온 티라미슈 케익!

솔직히 얘기해서 위에서 먹은 메인 디쉬들은... 사실 좀 갸웃했다.

맛이 없진 않았지만 굳이 서울에서 남해까지 찾아갈 정도는 아니었으니까.

그런데 티라미슈 케익은 뭔가 참 독특하고 괜찮았다는 느낌!


카페 등지에서 흔히 먹는 차갑고 단단한 티라미슈가 아니라...

뭔가 촉촉하면서 부드러운 그런 티라미슈였다.

하마터면 리필 좀 해주시면 안되냐고 염치도 없이 물어볼 뻔...




티라미슈가 너무 강렬해서 상대적으로 임팩트가 별로 남지 않았던 커피.

하긴, 커피를 즐겨 마시긴 하지만 맛에 대해서는 잘 모르기도 한다.

그래도 촉촉한 티라미슈 케익과 깔끔한 잔에 든 따뜻한 커피라니... 궁합이 너무 좋았다.






음... 이태리 회관의 총평은...

상주 해수욕장 부근에서 가격 대비 괜찮은 이탈리아 음식점을 찾는다면, 꼭 한 번 가볼만한 곳이 아닐까 싶다.

세트 메뉴 가격이 3만원도 채 안하니 여느 패밀리 레스토랑보다도 저렴한 수준이고,

음식 역시 제법 정갈하게 나오니 말이다.

이 정도 가격에 이런 구성의 세트 요리를 후식까지 먹는다면 정말 나쁘지 않은듯.


그런데 만약 이태리 회관을 가기 위해 굳이 길을 나선다면...

글쎄, 거기서부터는 정말 취향의 문제라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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