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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옹's 여행이야기/충청북도

청주 - 운보의 집: 미스터선샤인 주한미국공사관 (18.10.21 / 아이폰X)

by BONTA 2018.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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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보의집 분재공원

미술관

충북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 형동2길 92-41


영업시간: 화~일 09:30 ~ 17:30

휴무일: 월요일





벌써 2주 전임에도 여기저기 단풍이 들어있었다.

아마 단풍은 이번 주말(11/3)이 마지막일듯.

그것도 남쪽 지방에서나 볼 수 있으려나?




열심히 길을 달려 도착한 운보의집.

수년 전에 청주에 왔을 때는 어디 갈 곳이 마땅치 않아

수암골 벽화마을, 상당산성만 살짝 들렸었는데

미스터 선샤인 덕분에 이곳을 새로 발견할 수 있었다.




운보의 집 주차장.

차량을 몇대 못 세우긴 하지만,

일단 주말임에도 주차장에 여유가 있는 편이었고

조금 떨어진 곳에 넓은 마을 주차장이 있으니 주차 걱정은 없을듯.




입장료가 있는 줄은 몰랐기에 매표소를 보고 살짝 놀랐다.

입장료도 저렴하지 않은 성인 1인 6천원.

두명이 방문하면 무려 1.2만원이나 되는 큰 금액이다.

이 정도로 볼거리가 있어야 할텐데...




주차장에 막 들어서면 보이는 비석.

운보라는 분은 이미 고인이고 살아서는 귀가 안들리셨나 보다.

세상의 더러운 소리를 피해 좋았으나

아내와 아이 소리를 들을 수 없는게 아쉬웠다는 글귀가 가슴을 찡하게 했다.




큰길을 따라 올라서면 왼편으로 운보의 집 입구가,

정면으로는 박물관 입구가 보인다.

박물관이 있는 줄도 몰랐을 뿐더러,

미스터선샤인의 주한미국 공사관을 보러 온게 목적이었으니

아무 망설임 없이 왼편으로 방향을 잡았다.




운보의 집은 공사관으로 나왔던 건물 뿐 아니라,

정원 역시 꽤 멋지게 꾸며져 있었다.

운보의 집 뒤에 '분재공원'이라는 말이 왜 붙었는지 알만 하다는 느낌.




길을 따라 들어서면 보이는 연못과 정자.

이런 곳에서 매일을 보내면 어떤 기분일까?

이곳이 '집'이라면 늘 여유롭지만 세상과는 단절된 기분이 들 것도 같다.




이곳이 바로 미스터 선샤인의 주한미국 공사관 건물.

정말 '이런 곳을 잘도 찾아냈다' 는 생각이 절로 든다.

드라마 장소 섭외하는 사람들의 능력에 새삼 개탄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운보의 집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곳.

이곳은 내부에서 봐도 꽤 멋진데

그 사진은 이 아래서 공개하겠다.




여유만 된다면 이런 집을 지어 놓고 살고 싶기도 하다.

흠... 한 두명이 거주하기는 너무 넓으려나?

관리해 주시는 분들이 계시지 않으면 관리도 어려울 것 같고....

'뜻'이 있지 않으면 그냥 줘도 유지가 안될 것 같기도 하다. 




내부를 보는 것까지는 기대도 안했는데

의외로 내부를 둘러볼 수 있었다.

입장료를 무려 6천원이나 냈으니...

최소한 내부라도 둘러봐야겠지?




한옥은 그만의 독특한 느낌이 있다.

어렸을 때 시골 할머니댁도 이런 느낌이었는데...

물론 이 건물보다 규모는 훨씬 작았지만 말이다.




위에서 잠깐 언급했던

'내부에서도 뷰가 좋았던 곳'의 전경.

서향집인 건지 떨어지는 햇살이 쏟아져 들어오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정말 의외였던 지하실.

지하실이 있는 한옥은 생전 처음 봤다.

바닥이 조금 차긴 했지만... 일단 걸어 내려가 봤다.

아마 한 겨울이라면, 난방을 하지 않는다면,

수면양말이라도 신지 않는 이상, 이곳을 관람하기는 쉽지 않지 싶다.




지하실은 운보 김기창의 작품이 걸려 있는 전시공간이었다.

예수의 일생을 한국적으로 재해석한 그림들이 걸려 있었는데

작품을 남기면 안될 것 같아 그림 사진은 공개하지 않는다.




밖으로 나와 그 채광 좋은 곳을 다시 한번 담아봤다.

가까이서 보니 한옥 창살과 유리의 조화가 눈에 들어온다.

햇살, 창살, 난간과 그림자.

개인적으로 정말 마음에 드는 사진이다.




조금 떨어져서 담아본 모습.

가까이서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마당 한 켠의 나무까지 담겨 훨씬 그럴듯해 보인다.




박물관으로 걸어 올라가는 길에 돌아본 운보의 집.

정면에서 봤을 때는 그렇게 크다고 느끼지 않았는데

옆으로 돌아보니 규모가 상당하다.

안에서도 그렇게 안 넓어 보였던 것 같은데...




운보의 집을 나와 운보 미술관을 향했다.

미술관은 운보의 집과는 달리 신식으로 지어진 건물이었는데

한 켠에는 운보 김기창으로 보이는 동상도 자리 잡고 있었다.




우리가 사용하는 지폐 만원짜리에 계신

세종대왕을 그린 사람이 다름 아닌, 운보 김기창이다.

그리고 이런저런 곳에서 많이 봤던

세종대왕 어진도 운보 김기창의 작품인가 보다.


이 곳을 갔을 때는 그저 운보 김기창이 몹시 좋은 사람인 줄 알았는데...

포스팅을 하려고 운보 김기창에 대해 찾아 보니,

무려 친일 행적이 있는 화가였다.


민족문제 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 중,

미술 분야에 선정된 것은 물론이고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 발표,

친일반민족행위 705위 명단에도 랭크 하고 있다고.


갑자기 이런 사람이 그린 그림을

대한민국 지폐에 계속 사용해도 되는지 의문이 들었다.

이을라 입장료를 6천원이나 내고 다녀온 것이

뭔가 아깝다는 생각도, 그리고 잘못한 것은 아닌지 하는 후회도 남았다.




박물관 오른 편으로는 간단한 산책로가 있다.

그 위에 넓은 잔디밭도 있었는데

애들이 뛰어 놀기에는 괜찮아 보이는 곳이었다.

입장료만 아니라면 말이다.




중간중간 자리 잡고 있는 조형물들.

지금 돌이켜 보면 '여인'을 주제로 한 작품이 많았던 것 같다.

한 사람의 작품인지까지는 기억에 남지 않지만...




운보 김기창이 살아생전에 마릴린 몬로를 좋아했던걸까?

아니면 사후에 이 동상이 생긴걸까?

색이 바랜 마릴린 몬로 동상이 세개나 서 있었다.

뭔가 지금까지 봐온 풍경과는 너무나 이질적인 모습에,

그리고 다소 거대한 동상이 개인적으로는 다소 거북해 보였다.




가볍게 잔디밭을 둘러보고 내려와,

반대편에 있는 관상용 닭들과 비둘기, 사슴까지 휘 둘러 보고 나니

어느덧 해가 서산 가까이 내려와 있었다.


시간상으로는 운보의 집이 이날 첫 코스였던지라...

<대청댐 전망대>에서 해가 떨어지는 것을 보려면 서둘렀어야 했는데

너무 시간을 많이 지체해 버린 것이 안타깝다.




운보 김기창의 친일행적을 모른 상태에서 봤던 집은 참 멋져 보였는데

사람의 마음이 간사한 것인지,

아니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어쩔 수 없는 감정인 것인지

친일파가 너무 많은 것을 누리다 간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살짝 든다.



친일 행적에 대한 이야기는 잠시 접어두고...

객관적으로 운보의 집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면,

'멋진 곳'이라는 사실은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드라마에 나온 만큼이나 멋들어진 곳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이 정도 입장료를 내고 주변에 아무 것도 없는

이곳을 찾을 필요가 있을지에 대해서는 다소 의문이 남는다.

물론, 관리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긴 하겠지만...

글쎄, 6천원이라는 금액은 쉽사리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친일행적을 제외하고라도,

이곳을 다시 찾을 것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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