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레만두.
썩 좋은 어감은 아니다.
실제로 걸레만두라는 말를 처음 들은 사람들은
꽤 격렬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으니까.
하지만 금천구 시흥동에는 걸레만두가 꽤 유명하다.
하지만 정말 로컬 맛집이라는 느낌이라,
같은 금천구라도 가산동, 독산동 쪽 거주자는 모르는 집.
대명시장 골목 한켠에 자리 잡은 떡볶이랑 걸레만두랑.
무심코 지나치면 골목이 있는 줄도 모를 곳에
정말 작은 간판 하나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간판이 있는 골목길을 따라 들어가면
왼쪽으로 분식집 같아 보이지 않는 분식집이 하나 있다.
이름하여 떡볶이랑 걸레만두랑.
십여년 전인가?
처음 이곳을 찾았을 때는 주변 상가들도 조금 더 아담했고
골목길도 북적거리는 느낌이라 외졌다는 느낌은 없었는데...
지금은 완전히 후미진 곳에 나홀로 문을 열었다는 느낌이다.
아무도 없을 것 같은 가게 내부에는
의외로 두어팀이 앉아서 떡볶이를 즐기고 있었고
포장손님도 간간히 찾아왔다.
그런데 연령대들이 다들 굳이 야심한 밤에 시장까지 나와서
떡볶이를 먹을 것 같지 않아 보인다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일까?
돌이켜 보면, 이곳을 처음 찾았을 때도 비슷한 느낌이었던 것 같다.
아저씨 아주머니들이 와서 떡볶이를 즐기고 있는 희한한 풍경.
떡볶이와 만두, 순대와 삶은 달걀이 메뉴의 전부.
요즘 분식집에 의당 있는 김방이나 튀김도 없이 이것만 판매한다.
개인적으로도 음식 이름이 걸레인 것이 궁금해
이곳을 소개시켜줬던 지인에게 물었었다.
이곳 할머니가 납작만두를 만드시는데
굽다 보면 만두가 늘 터져서 걸레만두라고 한다나?
물론 가게 주인 오피셜은 아닌,
당시 나이 20대 초반의 자칭 단골 손님의 답변이었다.
보기에도 별 것 없는 그냥 떡볶이...
다른 떡볶이집에 비해 떡이 긴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고
걸레만두로 나오는 만두는 당면 속을 넣은 납작만두다.
프랜차이즈 떡볶이 만큼 자극적이지도 않고
메뉴가 다양하지도 않은 시흥동 대명시장 떡볶이랑 걸레만두랑.
정말 오랜만에 생각이 나서 수년만에 다시 찾았는데...
앞으로는 좀 더 자주 이 메뉴를 찾게 될 것 같다.
어찌 보면 텁텁한 떡볶이와 별로 속도 들지 않은 만두.
이 메뉴가 계속 생각나는 이유가 뭘까?
외지인에게 맛집이라고 소개하기에는 다소 민망할 수도 있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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