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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옹's 문화이야기

영화 - 로건 (Logan, 2017): 울버린

by BONTA 2017.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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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건>, 엑스맨의 히어로 중 하나인 울버린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가 또 나왔다.

이쯤 되면 엑스맨 시리즈의 메인 히어로가 울버린인 걸까?

하긴... 모든 스토리의 중심엔 언제나 울버린이 껴 있긴 하다.


로건을 보기 전에 이 영화를 꼭 봐야 하나에 대해 정말 진지하게 고민했었다.

고민했던 이유는 더 울버린에서처럼 B급 액션 영화가 아닐까 하는 불안감에서...

원작에도 있는 시나리오인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일본 문화 홍보 영화 같은 느낌?

내가 이걸 왜 보고 있는지조차도 잘 모르겠는 완연한 B급 영화, <더 울버린>


그래도 이 영화를 꼭 봤으면 하는 지인이 있어 반쯤은 강제로 영화를 보게 됐는데...

<로건>은 정말 생각보다 훨씬 괜찮은 영화였다.

정말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보지 않았다면 '그때 가서 볼걸...'하고 후회를 했을 것만 같다.


아울러 혹시 이 영화를 볼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이 아래로는 읽지 않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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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안전선 (스포일러 엄청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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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처절하고 현실적인 히어로 영화를 본인은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지구나 인류가 아닌, 지금 눈 앞의 현실을 지키기 위해 몸무림 치는 울버린의 모습이란...

가정을 지키기 위해 현실에 순응하며 그 무엇보다 힘겨운 싸움을 벌이는 가장의 모습 그 자체였다.

현실 앞에 돈과 타협하는 울버린의 모습은 저속하다기 보다 처절해 보이기까지 했으니...

게다가 아만타디움 중독 때문에 육체적으로도 많이 약해진 울버린은 참...

언뜻 레미제라블의 장발장이 오버랩 되는 건 본인 뿐이었을까?


하지만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의 로건은 약한 존재가 아니었다.

미래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의 목숨마저 희생하는 정의감 넘치는 울버린으로 다시 돌아왔으니...

그래서인지 로건의 죽음이 더 가슴 아팠지만.




약해진 울버린도 울버린이지만 프로페서X의 모습은 정말 충격 그 자체...

지금까지의 그 강인했던 정신력은 온데간데 없고 치매로 고생하는 노인만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치매로 폭주할 때 주변 사람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끼치고 정신이 돌아오면 후회에 눈물짓는...

아울러 엑스맨 해체하게 된 원인 역시 프로페서X라는 내용의 회상이 잠깐 나온다.


한 가지 의아한 점은 그 정도로 정신력이 강한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았다는 점 정도?

어쩌면 <로라>를 봤기 때문일까..?

어쩌면 본인이 떠나버리면 울버린과 칼리반이 더 힘들어져서 그랬을지 모르긴 하겠다만...

그렇다 치더라도 폭주했을 때의 파급을 생각하면, 자살을 선택하지 않았을까 싶은데 말이다.


자살은 아니었지만 프로페서X가 죽음을 맞이하긴 한다.

아... 다시 생각해도 정말 충격적인 장면이다.

세상에 프로페서X를 그렇게 보내버릴 줄이야...

치매 걸린 지상 최강의 브레인을 어떻게 풀어갈지 살짝 궁금했는데 이렇게 극단적일 줄은 몰랐다.

한편으로는 모두를 위해 그렇게 정리하는게 최선이었겠다는 생각도 들긴 하지만 그 아쉬움이란...




살짝은 조연으로 등장하는 칼리반 역시 불쌍하긴 매 한가지...

알비노로 인해 햇빛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가진 능력이라고는 돌연변이를 추적하는 것 뿐.

이 최악의 조합 덕분에 영화내내 고생만 하다 생을 마감하게 된다.

프로페서X와 로건을 쫓아야만 하는 심정이 어땠을지, 자살을 택하기까지 얼마나 힘들었을지...

심지어 로건과 프로페서X는 로라를 챙기느라 칼리반의 존재는 신경 쓰지도 않는데 말이다.




로라역을 맡은 아이는 정말 연기를 잘했다.

무심한듯한 눈빛 연기와 괴성, 재빠른 액션까지... 참 괜찮은 아역이었다.

캐릭터가 어떻다의 문제를 떠나 앙칼진 목소리와 함께 로라역을 잘 소화한 배우란 인상만 남는다.

물론 어린 아이가 사람을 아무렇지 않게 죽이고 잘려진 머리통을 들고 다니는 점은 불편했지만,

나쁜 어른들이 그렇게 만든, 사회가 그렇게 만든 안타까움은 잘 표현했다고 생각하긴 한다.




영화를 보는내내 참 우울하고 씁쓸했지만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영화의 마지막.

나쁜 사람들, 나쁜 어른들은 아직 건재한데 거기에 대항해 싸워줄 인물들은 어린 뮤턴트들 뿐이다.

그 아이들을 끌어줄 사람들도 모두 사라진 가운데 아이들이 과연 새로운 엑스맨이 되어 줄지...

희망조차 없는 것보다 나을 수도 있지만 그 아이들의 미래 역시 울버린, 프로페서X, 칼리반이 재림이 아닐까?


권선징악의 히어로물이 아니라니...

하아... 어딘지 기운이 빠지긴 하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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