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분당에 볼 일이 있어 아침 일찍부터 길을 나섰다.
그렇게 오후까지 분당에 머물러 있어야 하는지라 뭘할까 고민하다 내린 결정이
<세차>
지난 주에 비를 맞은 뒤로 차를 닦지 않아서 차가 엉망인지라 세차를 하기로 결정했다.
분당 부근에 셀프 세차를 할만 한 곳이 있나 여기저기 알아보니
<죽전 24시 곰탱이 셀프세차장>이란 곳과 <워시홀릭>이란 곳이 눈에 들어왔다.
시설은 워시홀릭이란 곳이 좀 좋아보이긴 했지만,
세차를 하려면 무조건 IC카드를 구매해야 하는 것 같아 그냥 곰탱이 셀프세차장을 찾았다.
분당쪽에 연고라도 있으면 IC카드를 사겠는데...
어차피 한 번 하고 말 거라 굳이 카드를 사고 싶진 않았거든.
그나저나 어느 동네든 은근히 셀프 세차장 찾기는 참 어려운 것 같다.
세차 공간 우측에 사무실과 화장실을 겸하는 작은 부스(건물?)가 보이는데,
24시간 운영하는 여느 세차장이 그렇듯이 사람이 없어도 IC카드 충전이나 동전 교환 정도가 가능하다.
세차 시설도 그렇고 사무실도 그렇고... 상당히 연륜이 있어 보이는군.
그 옆에서 퍼질러 자고 있는 큰 멍멍이 한 마리.
8시를 막 넘긴 이른 시각이라 그런지 아직도 비몽사몽 정신 없이 자고 있다.
혹시 이 녀석 이름이 곰탱이라 곰탱이 셀프세차장인걸까?
걸레 등을 빨 수 있는 수돗가와 탈수기, 매트 청소기도 보인다.
시설이 좀 낡아 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세차에 필요한 것들은 다 갖춰져 있다.
물도 콸콸콸 나오고 탈수기도 공짜고... 개인적으로는 나쁘지 않았다.
세차 기계도 상당히 오래된듯...
10년쯤 전에 처음 찾은 동네 세차장과 흡사한 모습이다.
어딘지 정겨운 느낌마저 드는 것이... 첫차를 샀을 때를 떠올리게 한다.
흠... 그런데 고압헹굼과 맑은물의 차이가 뭘까?
가격 역시 저렴한 2,000원!
아마 2천원에 3분이었던 것 같은데...
대체로 요즘 세차장들의 기본 요금이 3천원인 걸 감안하면 저렴한 편이다.
물론 3천원에 5분을 주는 곳들이 많긴 하지만...
비도 맞고 황사도 뒤집어 쓰고 했지만,
멀리서 보면 크게 지저분 하다는 느낌이 없다.
그런데 운전석에 앉아서 보닛을 바라보면 눈물이 앞을 가리는게 문제...
사실 오늘은 굳이 운전석까지 가지 않아도 가까이서 보면 이 모양이지만 말이다.
보닛이 일자로 쭉 뻗어서 그런지 비가 오면 물이 흐르지 않고 보닛에 고여 있다.
그럼 그게 그대로 마르며 크레이터가 뻥뻥 생기는 것...
머스탱은 참 관리하기 어려운 차다.
수압이 생각보다 좀 약하긴 했지만 그래도 일단 세차 완료!
필자가 있던 세차 공간에는 '주말 카샴푸 사용 금지'라는 문구가 없어서 카샴푸를 풀었는데...
나중에 보니 다른 세차 공간에는 주말엔 카샴푸 쓰지 말라는 푯말이 하나씩 붙어 있더구만.
세차솔만 사용해야 한다는 문구를 먼저 봤다면 아마 다른 세차장으로 이동했을텐데 말이다.
아울러 사진에 보이는 저 큰 드라잉 타월은 정말 강추한다!
저 녀석 한장이랑 조금 작은 사이즈 타월 한장이면 세차 끝!!!
본의 아니게 룰을 어기고 세차를 끝낸 후, 드라잉을 하다 발견한 흠집...ㅠㅠ
위치나 상처의 형태를 보건데 주차중에 콩 한 것 같진 않고 마트에서 카트로 받아 버린듯...
작은 상처긴 하지만 가슴이 아프다...
그렇다고 이리 만들어 놓고 도망가다니... 거참... 나쁜 사람이로군...
이른 시각이라 사람이 없어서 문짝을 다 열어놓고 구석구석 청소를 마쳤다.
아울러 문짝을 열어둬야 문 안에 고인 물이 잘 빠져서 창문을 내려도 습기가 안 따라올라온다.
시간이 10시를 넘어가며 차들이 밀리기 시작해서 나중엔 금새 나와야 했지만...
아무튼 하루를 일찍 시작한 덕에 완전 상큼하게 세차 완료!
심지어 이렇게 광까지 반짝반짝 하게 낼 수 있었다.
이래봐야 금새... 또 먼지가 뽀얗게 앉겠지만...
그래도 광을 막 먹이고 운전석에 앉아서 광활한 보닛을 보면 기분이 정말 끝내준다.
그 맛에 셀프 세차도 하고 힘들게 광도 먹이고 하는 것 아닌가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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