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로수길을 오가며 한번쯤 들러 보고 싶었던 식당, 안녕부산.
아마 부산식 돼지국밥을 파는 가게가 아닌가 싶었지만
작은 가게 안에는 늘 사람이 가득 차 있어서 좀처럼 방문해 볼 기회가 없었다.
그런데 무슨 일인지 이날은 가게 안이 비어 있어
예정에 없던 안녕부산에서의 식사를 해 볼 수 있었다.
안녕부산은 '옛날' 느낌이 물씬 난다.
나무에 큰 창을 넣은 것도 그렇고 원탁도...
벽에 걸려 는 큰 일자별 달력이나 옷걸이까지.
반찬은 생각보다 잘 나오는 편.
새우젓이나 부추, 김치는 그렇다 치고
오징어젓과 콘샐러드는 사실 기대도 안했던 반찬.
심지어 오징어젓은 제법 씹을 것도 있고
가다랑어향(?) 같은 것도 살짝 나는 것이 썩 괜찮았다.
테이블도 조금 특이했는데
작은 가게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함인지
앞 뒤로 긴 테이블을 배치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둘이 식사를 하기에는 정사각형보다
이렇게 기다란 테이블이 나을 것 같긴 하다.
오늘 주문한 메뉴는 '돼지곰탕'.
돼지국밥과는 달리 곰탕 국물에 돼지수육이 듬뿍 들어 있는 메뉴.
메뉴판에도 돼지국밥과는 다른 음식이라고 써 있긴 했지만
생각보다 생소한 비주얼에 조금 놀라긴 했다.
국물 자체는 다소 슴슴한 느낌이지만
고기는 잡내 없이 부드럽게 잘 삶아져 있었다.
간간히 씹히는 당면도 괜찮았고...
'국밥'으로써 아주 맛있다고 하기에는 조금 애매하지만
고기 만큼은 손에 꼽힐 정도로 괜찮은 느낌이라
언제고 기회가 닿으면 안녕부산에서 수육백반을 한번 먹어보고 싶다.
인테리어가 옛날 느낌이긴 하지만
가게 자체는 몹시 깔끔하고 직원들도 친절하니
혹시 샤로수길에서 수육이 당긴다면 추천할 수 있는 가게, 안녕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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