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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옹's 여행이야기/경기도

의왕시: 성당 - 하우현 성당 <아이폰6플러스 폰카 / E-M5>

by BONTA 2016. 6.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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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현 성당>은 경기도 의왕 시골 마을 한 켠에 자리 잡고 있는 성당으로,

필자는 천주교 신자가 아님에도 오며가며 필자가 자주 찾는 곳이다.


노을에 물들어 살짝 홍조를 띈 모습이 아름답다.

본당 좌우에 서서 듬직하게 본당을 지키는 아름드리 나무도 늠름하고,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본당 오른편에 자리 잡은 기와지붕을 한 사제관의 모습은 정겹다.


음...

2~3년 전까지는 차가 들어오면 늘 문 앞에서 사람을 맞아주던 고양이들이 있었는데

무슨 영문인지 얼마 전부터 그 고양이들이 보이지 않는다.

설마 무슨 해코지라도 당한 건 아니겠지 하는 불안한 마음이 살짝 든다.





하우현 성당이 다른 성당들에 비해 기억에 오래 남고 정이 가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내부.

성당 내부에 흔히 <교회 의자>라고 부르는 긴 의자가 아닌, 앉은뱅이 책상과 방석이 줄줄이 놓여있다.

사제관도 기와지붕 때문에 동양적인 느낌인데 본당 내부도 이런 모습이니 어찌 정이 안 갈 수 있겠는가?




성당 주변 여기저기에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늘 바쁘게 다녀가는 통에 앉아서 쉬어본 적은 없지만...

굳이 시간을 내서 성당에 들렸는데도 여유를 갖지 못했다는 것이 좀 우습군.






본당 왼편에는 <십자가의 길>이 있다.

신자가 아닌 통에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는 알 수 없지만 얕은 지식으로 보기에는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고 부활까지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그 과정을 상기하며 늘 감사하자는 의미일까?


아무튼 꽤 여기저기 성당을 다녀봤지만 이렇게 아담한 십자가의 길은 처음 본듯 하다.




십자가의 길 왼편으로 나있는 길을 따라 걷다 보니 성모 마리아상이 눈에 들어온다.

바뇌의 성모가 뭘까 궁금해서 찾아 보니 벨기에에 사는 12세 소녀에게 발현한 성모 마리아를 가리키는 말이란다.

발현이라는 건 눈 앞에 나타났다는 소리겠지?


사실 개인적으로는 그런 배경 지식들 보다

<빈자의 모후>라는 말이 더 와 닿는다.

지금은 다소 퇴색해 버린 것 같은 종교의 의미를 다시금 일깨우는 것 같은 느낌이다.





평소는 묵주기도길을 따라 쭉 돌아 내려오지만 오늘은 다른 길로 가보기로 했다.

묵주기도길 아래로 이탈리아에서 본 피에타상 같은 느낌의 목조 조각상이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가까이서 보니 옷고름이 눈에 확 들어오는 동양적인 피에타였다.

그리고 의자에 새겨져 있는


<내가 너와 함께 있으니 두려워 말아라>


뭔가 마음이 착 가라앉는다.




피에타상만 보고 내려왔을 때는 보지 못했던 길이다.

눈 앞에 있는 것만 보고 달리면 주변이 보이지 않는다고 하더니 그 말이 딱 맞다.

이곳에 와서 <여유>의 의미를 다시금 깨닫는다.




차를 돌리기 전에 담은 노을을 한껏 받은 하우현 성당의 모습.

시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발걸음을 돌리는 터라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다.

큰 길에서 미친듯이 질주하는 차들을 벗어나 3분만 여유를 가지면 찾아올 수 있는 곳.

혹시 이 근처를 지나간다면 잠시 짬을 내 들려보기를 추천한다.




하우현 성당 설경(2013년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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