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상에 워낙 악평이 많아서 보지 않을까도 했던 영화지만
가족모임이 있어 어쩔 수 없이 보게 됐는데 생각보다는 훨씬 괜찮았다.
아주 기대가 없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10점 만점에 6.5점, 그냥 정신 없이 볼 액션 영화로는 괜찮은 편이다.
물론 평점을 안좋게 주는 분들의 마음도 이해는 된다.
만약 '부산행'의 후속편으로써 반도를 본다면 내 평점 역시 5점을 넘기지 않았을테니까.
실제로 지난 일요일(7/19) 밤에 '반도'를 보고 온 뒤로,
오늘(7/21) 넷플릭스에서 '부산행'을 다시 보니 부산행이 정말 잘 찍은 영화란 생각이 들었다.
각설하고 반도 이야기로 돌아가서...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반도는 '워킹데드 + 매드맥스' 같은 느낌이었다.
그 두개의 컨텐츠에 한국적 신파를 살짝 갈아 넣은 듯한 이야기.
하나하나의 액션씬은 괜찮았지만 이야기를 크게 놓고 보면 살짝 실소가 나오는...?
만약 '워킹데드'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부산행'을 생각하지 말고
독립된 영화로써 '반도'를 한번 봐보길 권하고 싶다.
더 보기...는 스포 포함
사실 부산행 4년 후, 국가 기능이 상실한 한국을 배경으로 한 기획은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부산행의 긴장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인간 VS 좀비'가 아닌 '인간 VS 인간' 구도로 몰고가는 부분에서는
한 동안 몰입해서 봤던 미드 '워킹데드'가 생각나지 않을 수 없었다.
1. 워킹데드
전체적인 시나리오는 워킹데드의 구원자들(SAVIORS)편을 보는 듯한 느낌.
하지만 니건(Negan) 같은 카리스마가 없는 631부대의 모습은 굉장히 밍밍한 맛이었다.
감독이나 시나리오 작가가 워킹데드를 참고 했는지 어땠는지는 모르지만,
비슷한 색상의 스토리를 가진 작품을 내는 만큼 그 부분을 조금 보강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631부대라는 명칭에서 일본군 731부대가 떠올라,
영화를 보는 내내 영 마음이 불편했는데 그 부분은 일부러 그렇게 기획을 한 것인지...
2. 매드맥스
실제로 영화는 세기말적 분위기와 자동차 질주씬이 꽤 자주 등장하는데
특히 마지막 추격씬은 언뜻 매드맥스가 뇌리에 스쳐 지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덕분에 굉장히 빠르고 화려한 액션을 보여주긴 하지만...
너무 그래픽 떡칠을 해서 그 장면 장면에 몰입을 하기가 조금 힘들었다.
CG 없이 실제 촬영을 하거나 훨씬 퀄리티 있는 CG를 쓰기에는 예산이 문제였겠지만...
장면 자체가 꽤 마음에 들었기에 완성도가 조금 더 높았더라면... 하고 생각해 본다.
3. 신파
왜 그랬는지 정말 모르겠는데...
충분히 해피엔딩을 그릴 수 있었을텐데...
영화 후반부에 가서 무리하게 사람을 죽이고 위기에 몰아 넣은 것이 아닌가 싶다.
지금 거론하는 이야기는 정말 스포일러가 있으니 읽는데 주의하길...
존재가 제로였던 631부대 리더 구교환이 영화 막판에 뜬금 없이 나타난다.
물론 막바지에 차를 타고 따라 왔으니 나오긴 나와야겠지만...
그냥 631 부대 안에서 죽었어도 될 것 같은 캐릭터였는데...
차라리 그 밑에 있던 행동대장 김민재가 최종 보스라면 모를까 왜 저놈이?
아울러 그 구교환에게 이정현이 인질로 잡혔을 때,
필자는 당연히 권해효가 총을 쏠 줄 알았다.
그런데 웬걸? 영화 등장부터 군인이라며 총을 들고 있던 권해효가 하는 것도 없이 죽는다.
정말 말도 안되는 희생, 할아버지를 외치며 울부짖는 어린아이들...
너무 황당해서 공감이 전혀 안됐고 하나도 슬프지 않았다.
돈을 실은 트럭을 배에 실은 순간, 홍콩 조폭이 운전자를 공격할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오히려 그 장면을 강동원이 찍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싶다.
구교환 기습 장면에서 권해효가 구교환을 죽이고
강동원이 트럭을 몰고 배에 들어갔다 공격을 당하고 탈출하는...?
그렇게 좀비와 조폭들에게 쫓기는 와중에 UN에서 멋지게 등장하는 그림이 낫지 않았을까?
이 조차도 뻔하다면 뻔한 스토리지만,
그래도 배와 트럭을 그냥 그렇게 소모해 버리는 것보다야 낫지 않았을까...
UN에서 제인이 구원하러 온 부분에서도...
헬기에서 기관총을 난사하며 멋지게 구출작전을 펼칠 줄 알았는데...
애들은 총을 맞은 엄마를 뒤로 한 채 엄청나게 뛰며 폭죽을 터뜨리고
당연히 엄마는 뒤쳐지고... 좀비에 둘러싸이고...
엄마를 버리고 도망쳤던 애들과 강동원은 뒤늦게 엄마를 살려달라며 총을 겨누며 징징대고...
음... 전체적으로 이게 뭐지 싶은...?
반도에 아쉬움 느끼고 평점을 낮게 준 다른 분들과 비슷한 의견인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본인이 느끼는 반도의 아쉬운 부분은 위와 같다.
아주 재미가 없는 영화가 아니기에 남는 그런 아쉬움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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