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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옹's 호댕이야기

[로켓] 길고양이, 코숏 수컷 1개월 구조 (길냥이 줍냥)

by BONTA 2023.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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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5 밤, 백설이와 산책을 하다 고양이 울음 소리를 들었다.

정말 목이 터지게 울어대는 새끼고양이 소리여서

주변을 살짝 두리번 거려 보니,

 

 

정말 손바닥만 한 새끼 고양이 한마리가 눈에 들어왔다.

어깨 높이 정도의 적재장 위에서 한껏 울어제끼는 녀석.

 

 

혹시 어미 고양이가 근처에 있지 않을까 싶어 구조는 하지 않고

백설이 산책 교육용으로 들고 나간 소세지 간식을 몇개 던져주니

정말 허겁지겁 소세지들을 받아 먹었다.

 

상태가 썩 좋아 보이지는 않았지만

공장 정문의 철문도 닫혀 있어 구조를 하기도 어려웠고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이소중일 수도 있어,

일단 돌아오는 길에 상태를 한번 보기로 하고 자리를 떴다.

 

 

그렇게 한시간 정도 백설이 산책을 마치고 돌아왔는데...

녀석은 그 사이 적재장에서 떨어졌는지

공장 정문 바깥, 인도까지 나와서 울고 있었다.

 

인적이 드문 곳이라 혹여 나쁜 사람에게 해를 당할까

어쩌면 바로 옆 차도까지 나가 사고를 당하지 않을까 싶어,

잠깐의 고민 끝에 구조를 결정했다.

 

그렇게 안아올린 녀석은 어미의 그루밍을 받은지 한참 됐는지

몸에서 악취가 심하게 났고 몸도 정말 뼈 밖에 만져지지 않았다.

 

 

안그래도 작은데 마르기까지 한 녀석이...

아주 성질이 대단하다.

이것이 야생성인가 싶을 정도로 당차게 백설이를 쫓아버리는 녀석.

 

후에 동물병원에 가서 안 사실이지만

고작 440g짜리 1개월 새끼냥이

17kg, 5개월 골든리트리버를 당당히 쫓아버렸다.

 

호댕이 하악질은 아랑곳 하지 않고 장난을 치는데

저 조그맣고 낯선 고양이가 하악질을 하자,

움찔하며 뒤로 내빼는 백설이는 또 어찌나 웃기는지... ㅎㅎ

 

 

너무 어린 고양이라 씻기면 안될 것 같았지만

악취와 기름때가 너무 심해

호댕이 때 사 놓은 약용샴푸로 따뜻한 물로 얼른 씻겼다.

다행히 크게 바둥거리지 않고 잘 씻어준 녀석.

 

세숫대야에 둥둥 뜬 땟국물이 참...

호댕이는 3~4개월 때 구조했음에도

저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말이다.

 

 

행여 감기라도 걸릴까 큰 타올로 후딱 물기를 닦아내고

드라이기로 남은 물기도 완전히 말려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머리는 씻기지 않아서 여전히 꼬질꼬질...

 

 

물기를 다 말린 후에는

혹시 다른 병이 있을까 싶어서 큰 상자에 일단 격리시켰다.

호댕이는 감기와 링웜으로 무척 고생을 했던지라...

https://bonta.tistory.com/825

 

10/17 - 고양이 링웜 진료 (글로리 동물병원)

호댕이 1차 예방접종을 위해 병원을 찾은 김에 링웜에 관해 문의해 보니 의외로 고양이는 괜찮다고 들었다. 앓았던 흔적은 있는데 진행중은 아닌 듯 하고 나아가는 과정 같으니 따로 치료는 필

bonta.tistory.com

 

호댕이가 사용하던 방석에 올려줬더니

(지금은 올라가지지도 않는)

제법 잘 앉아 있는 녀석.

그런데 막상 올려 놓고 보니 조금 추울까 싶어...

 

 

호댕이를 위해 샀었던 숨숨집을 넣어줬다.

정말 저 집에 호댕이를 넣으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

결국 끝까지 호댕이는 숨숨집 사용을 거부해서

결국 사용하지 못했는데 이렇게 또 사용하게 된다.

 

 

새로운 환경이 무섭기도 하고

숨숨집이 포근하기도 한 것인지,

숨숨집 안에 쏙 들어가서 잘 앉아 있는 녀석.

 

 

그래도 살짝의 틈만 나면 여기저기 숨어드는 녀석.

낯선 곳이 무서우니 당연히 그러는 거겠지만...

호댕이와는 너무나 다른 모습에 조금 서운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하긴, 호댕이는 스스로 우리를 따라온 거였으니...

어찌 보면 납치에 가까운 구조를 당한 녀석과는 다를 수 밖에 없나?

 

 

그래도 편해졌는지 화장실도 가고 한다.

12시간 다 된 시간에 동네 마트를 뒤져,

어렵게 습식사료를 구해 먹여 보니 밥도 잘 먹고...

 

만지면 하악질을 하긴 하지만

그래도 금세 적응해서 잘 지내지 않을까 싶다.

아니, 꼭 그래야만 한다...

곁을 안 주는 고양이는 너무 힘들 것 같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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